사월의 단상
삼월이 가면서 앞 다투어 피던
남쪽의 동백꽃 소식이 오면서
진달래 개나리 산수유 생강나무 목련꽃 벗꽃들이
산과 들은 호화스럽게 단장하다
시샘의 눈보라도 맞고
봄비의 쌀쌀한 비를 맞은 훗날부터
꽃잎은 하나둘 바람에 날리고
꽃잎으로 양탄자를 만들어 님과 꽃바람 나면서
새로운 씨앗으로 잉태할 즈음에
연푸른 새싹이 아주 천천히 내밀다
시선 돌렸다 먼산 바라보면 아래에서 위로
퍼레이션을 하듯 푸른색으로 수를 놓아 간다
햇볕이 쨍쨍하는 봄은 아지랑이로 피어오르고
아카시아꽃 이팝나무꽃 필려고 할때는
녹음이 어느덧 들판과 산을 덮어버려
이마에 땀바울이 송글 송글하고
논두렁 갈개치고 물대어 논갈이와 써레질로
모심기 시작으로 풍년을 기약도 한다
사월은 그렇게 시작을 알렸던 삼월에 이어
시작을 다시 재 확인하는 달
계절의 여왕 오월을 맞이하러 가는 달
모두의 빛으로 역는 단단상약*斷斷相約의 달
*단단상약 ; 굳게 약속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