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발자국에 붙여(발간사)
음향자재관리과 문학동호회 회장 김 동 석
계절이 머문 숱한 잎사귀들이 난립하던 날부터 한잎 두잎 책갈피에 낙엽을 모으는 소녀의 예쁜 정성처럼 여기 부끄러운 우리 동호인들의 숨결을 한데 묶어 보았습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색상으로도 우리의 시각으로 느낄 수 있는 어떠한 색상으로도 전혀 그릴 수 없는 삶의 색깔을 착색하려 많은 날들을 나름대로 노력해 온 보람으로 보잘 것 없는 성의가 모아진 듯 싶습니다
각박한 현실과 불경기의 악순환 속에서도 사원들의 정서생활과 안정을 위한 회사측의 배려와 성전회 후원으로 삼성의 땅에 길이 남을 첫 발자국 청맥 문집이 조심스럽게 발 디딤 하게 됨을 진심으로 기쁘게 생각합니다
겨울이 퇴각한 자리 끝으로 봄이 꼬리를 물고 먼산의 아지랑이를 몰고 오는 계절의 갈림길에 서서 걸어온 우리들의 길을 생각해 봅시다
인생이라는 길 위에 새겨진 우리들의 발자국들 삐뚤어진 것 흐릿한 것 건너 뛴 것 천태만상의 자국들이 남아 있습니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시시때때로 많은 감정과 감상의 마찰 속에 살아 갑니다
영원히 멎게 하고픈 순간들이 있는가 하면 기억 속에 아주 잊혀져 버리길 바라는 일이 숱하게 많습니다
이러한 감정의 와중 속에서도 끝까지 정진해야 하는 것이 삶이라는 것이며 또 인생의 승자일 것입니다
얼마만큼 인내하고 자신을 콘 트롤 할 수 있는가?
그건 자신의 자화상을 한번쯤이라도 들여다 볼 여유에서만 찾을 수 있는 길이 아닌가 싶습니다
글을 쓴다는 것!
그건 자신의 자화상을 그리는 작업입니다
완성 미를 향하여 끊임없이 모자이크 하는 과정입니다
우리 주위에 산재해 있는 모든 소재들을 예리한 눈으로 보면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보게 될 것입니다
그 보여진 새로움을 그대로 쓰는 것이 글입니다
꼭 잘 써야 되겠다는 생각보다는 진실 그대로를 꾸밈없이 표현할 수 있는 것이 단 한줄의 글이라도 생명력이 있는 것이라 생각이 됩니다
언제나 우리 문예 동호회는 개방되어 있습니다
아무런 부담 없이 자기의 모든 것을 이야기하고 토론하고 문제점들을 찾아 해결하는 대화의 광장입니다
이제 우리가 어디까지 어떻게 걸어 왔는가 보다는 지금 걷는 걸음이 첫 발자국이라 하는 관념으로 살아 갈수 있는 지혜를 가져야 하겠습니다
1981년 3월 31일
가 로 등 / 시 / 냉기수입검사과 노 송 철
싸늘한 옷자락이
대지를 스치고 지나가는 밤
홀로 섯는 어둠 속에
가로등 빛 차갑다
세상이 모두
꿈의 그늘에 덮인 밤
내리는 흰 눈 사이로
가로등 빛 외롭다
바람소리 정겨운
적막이 흐르는 밤
마주선 여인들의 눈 사이로
가로등 빛 포근하다
망 향 / 시 / 음향자재관리과 김 동 석
연기내음 자욱한 아늑한 작은 옛 집엔
봄 오면 꽃피고 소쩍새 울어
님의 사연 가득 실은 꿈도 있었다오
알알이 맺힌 수 많은 사연들이
밤하늘의 이름없는 작은 별 되어
은하수 가득 실은 별 길이
어디 메로 가고 있나 …………
넓으디 넓은 지평선 맨 끝
그리고 또 맨 끝에서
험한 역경일랑 순간에 지우고
작은 소망 키우며 망향을 그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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