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작깨비
1)
그이전엔
하늘도 땅도 함께한
성스러움으로 가득한
태양아래서 봄을 같이 했고
여름의 정열도 다했다
내일을 위해 옷을 벗고
한겨울의 한파도 겁내지 않았다
몇겹을 거듭하면서
만리장성 세우듯
희노애락의 나이테속에
태산을 수 놓아
치산치수 태평을 이루다가
이제는 장작깨비 되었다네
뒷구석에
아무도 안보는 곳에서
천덕꾸러기 되었다네
2)
지금은
이리둥굴 저리둥글
이리치고 저리치는
뒷마당구석쟁이에서
천덕구리 장작개비 되었다네
이제나 저제나
우리님이 언제올까?
아니면 내 몫을 다 할거나
기다리고 기다리네
모닥불 아궁이 불
장작개비 춤을 추네
안방 사랑방 건너방에는
온가족이 엄동설한 잊고 사네
살아서는 치산치수하였건만
남은일이 있다하여
불꽃되어 천덕꾸리 장작개비
죽어서도 큰일하네
3)
그리고 그 이후엔
살아서도 죽어서도 제 할일 다했건만
친산치수
엄동설한 아기울음 그쳐주고
너나 할것없이 얼은손 풀어 주니
내마음 네마음 할것없이
감동하고 또 감동인데
이제는 끄내는가 싶더니만
남은 재가 할일하네
옛날 옛날에
장작개비 그이전에
봄,여름,가을,겨울 한것처럼
거름되고 옥토되어
치산치수이루도록 밑거름이 되어주네
세상사
돌고도는거
어찌 나쁜 마음 먹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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