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와 문학/시와시화전

장작 깨비

泉玟 김동석 2012. 10. 12. 00:26

장작깨비

 

1)

그이전엔

하늘도 땅도 함께한

성스러움으로 가득한

태양아래서 봄을 같이 했고

여름의 정열도 다했다

내일을 위해 옷을 벗고

한겨울의 한파도 겁내지 않았다

몇겹을 거듭하면서

만리장성 세우듯

희노애락의 나이테속에

태산을 수 놓아

치산치수 태평을 이루다가

이제는 장작깨비 되었다네

뒷구석에

아무도 안보는 곳에서

천덕꾸러기 되었다네

 

2)

지금은

이리둥굴 저리둥글

이리치고 저리치는

뒷마당구석쟁이에서

천덕구리 장작개비 되었다네

이제나 저제나

우리님이 언제올까?

아니면  내 몫을 다 할거나

기다리고 기다리네

모닥불 아궁이 불

장작개비 춤을 추네

안방 사랑방 건너방에는

온가족이 엄동설한 잊고 사네

살아서는 치산치수하였건만

남은일이 있다하여

불꽃되어 천덕꾸리 장작개비

죽어서도 큰일하네

 

3)

그리고 그 이후엔

살아서도 죽어서도 제 할일 다했건만

친산치수

엄동설한 아기울음 그쳐주고

너나 할것없이 얼은손 풀어 주니

내마음 네마음 할것없이

감동하고 또 감동인데

이제는 끄내는가 싶더니만

남은 재가 할일하네

옛날 옛날에

장작개비 그이전에

봄,여름,가을,겨울 한것처럼

거름되고 옥토되어

치산치수이루도록 밑거름이 되어주네

 

세상사

돌고도는거

어찌 나쁜 마음 먹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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