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호색 / 김동석
친구 이름은 현호
주머니 올망졸망
너 같다 놀려대니 좋단다 최고란다
놀려라
놀리는 만큼
아름답게 피리라
닭의장풀 / 김동석
진한 청색 요정 같은
노오란 꽃술 봐라
닭벼슬 저렇든가 공작새 저렇든가
첫 이슬 맑게 머금고
닭장에서 꽃이 피네
애기똥풀 / 김동석
넓적한 기저귀에
노오란 아기 똥이
냄새도 향기롭다 미워도 못하겠다.
들판에
지천으로 피어
어여쁘다 아가야
자주 달개비꽃 / 김동석
봄 오면 삐죽 돋아
잎줄기 먼저 크고
홀아비 입하 왔다
진보라 꽃을 피워
황금빛
연지 곤지 찍는
곱고 고운 내 각시
조팝나무/김동석
물방울 방울방울 하얀 송이 활짝 핀
담장에 구름 꽃들 좁쌀을 튀겨놓은 듯
작은 꽃 소곤거리며 이야기꽃 피운다
배고파 조밥으로 요기를 채우려나
소보록 수북하게 사발로 담아서는
인심도 넉넉하여라 세상이 윤기 난다
이팝나무/김동석
풍년을 기원하는 이밥 꽃 피는 입하
모친과 나무꾼의 이야기 열어 놓고
그 전설 고부간 사연 한 맺혀 구슬프다
동탄길 가로수와 쌀밥 꽃 함께하며
매연도 불사하고 가지마다 흰 눈송이
거닐며 아름다움이 가슴속에 일렁인다
오백 년 마을 수호 정자목 오백여 수
세월을 지켜보던 보호수 이팝나무
당산목 천연기념물 오래도록 보고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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