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의 교훈
겨울바다
12월의 크리스마스 이브날
밤 열두시 수원역 대합실
익산 가는 완행열차
익산으로 군산항에 새벽녁에 도착
선착장에서 커피 한잔 하고
장항가는 배의 난간에서
일출을 보며 꿈을 꾸었다
크리스마스 아침은
금강을 통채로 삼키고 있었다
서해로 향했던 대청호의 물들도
대해에 모여 유희를 하고 있었다
나도 우뚝 섰다
서천 후배네 집을 들려서 몸을 녹이고
춘장대 해수욕장의 해송과
밀려오는 파도를 보며
밀려 나갈줄 모르는 파도
오기만 하는 파도가 서서히 뭔가에 의해
물이 빠지기 시작하면서 철석인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육지와 멀어져 가고 있다
가면서 서서히 알몸을 드러내면서도
창피함도 모르고 당당한 해변은 알몸이 된다
햐 거기도 육지다 일몸이 육지란다
썰물속에 파도는 밀려 온다
밀려가는일 없이 와서 부서진다
부서질꺼면 왜 밀려오는지
새차게 바람이 몰아오면 더 큰 물살이
부서지고 또 부서지고 하는 파도
삶의 희노애락이 오고가듯
파도는 늘 오기만 한다
그리고 소리 없이 부서지고 있다
더 다독이자 그럴수록
후배가 겨울바다는 따듯할까를 보며
1982년 삼성문학동호회 회원들과 겨울바다 여행시 생각을 더듬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