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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해타산 야간 산행기 - 전원 완주

泉玟 김동석 2007. 6. 6. 14:06

해타산 야간 산행

갔다 온 날 : 2007. 6. 2. ~ 6. 3. (무박 2일)

 

찾아 가는 길 : 京津塘 고속도로 - 大羊坊 收費站(톨게이트) - 北五環路 – 43B 출구上淸 收費站(톨게이트) - 八達嶺 고속도로 – (고개 위 北京 방향, 延慶 방향, 長城 방향 표지판) 延慶 방향 – 19번 출구 延慶 방향 營城子站(톨게이트) - 松山 방향 - 張家口 110번 국도 방향 – (오른쪽)古崖居 표지판을 지남 – (오른쪽) 玉渡山 풍경구 표지판(잘 보이지 않음. 주의를 기우려야 함) 우회전 – 옥도산 매표소 – 오르막 꼬부랑 고갯길(최고 높은 곳 해발950m) – 내리막길 – 검표소 – 옥도산 주차장(더 이상 차가 들어 갈 수 없음. 해발 850m)

 

해타산 열 두 시간 산행 – 전원 완주

 

음력 사월 열 이렛날 밤은 오히려 보름 때 보다 더 밝을 수가 있다.

야간 산행 일정을 달뜨는 시간과 맞추어 짠다.

 

천진 날씨가 변덕이 다소 심한 것은 지역적 영향이 큰 것 같다.

북쪽의 대륙성 기후에 남쪽의 발해만 기후의 영향을 동시에 받기 때문이다.

금방 비가 왔다가 게이고, 바람이 불다가 그치고, 갑자기 더웠다가 서늘해 진다.

근래 삼일 간 비가 계속 내린 것은 극히 이례적인 현상이다.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천진의 기후도 바뀌는 것일까?

 

출발 하는 당일(6월2일)에 비는 오지 않았지만 흐려있다.

산행을 달 밝은 밤에 하려는데 기어코 날씨 도움은 받지 못하는가 보다.

 

옥도산 매표소에 도착한 시각이 밤 열두 시 사십 분.

미리 연락을 해 두기는 하였지만 이 시각에 문 열어라고 소리치는 사람은 우리 밖에 없을 것 같다.

문 열어 주는 것도 고마운 줄 알아라는 관리인한테 입장료까지 깎았으니 정말 지독하다.

 

주차장에 도착하니 새벽 한시 사십 분.

컵라면에 물 끓여 부어 먹고는 산행 시작이다(6월3일 오전 2시 20분).

날씨가 좋았으면 밝은 달빛이 운치도 있었을 것이고,

걷는 데에도 많은 도움이 됐을 텐데 도와 주지를 않는다.

 

산대장들이 선두 중간 후미에 포진하여 대원들을 안내한다.

제일 앞에 서달란다.

은근히 걱정이 된다.

주간 산행 한번, 야간 산행 한번의 경험을 살려 앞장서도 될 것 같고,

덕을 쌓은 집안은 반드시 경사가 있다는 말과 같이

평소에 산악회에 나와서 허튼 짓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대원들이 흔쾌히 따라 줄 것 같아 앞에 선다.

 

정상까지 가는 데는 두세 지점 정도에서 주의하면 별 문제가 없다.

삼거리(三叉口) 지점, 석불사 입구, 해타산 들머리 지점 이렇게 셋이다.

삼거리에서는 왼쪽으로 접어들면 되고,

석불사 입구에서도 왼쪽으로 들어가면 된다.

해타산 들머리 지점이 마음에 거슬린다.

 

출발하고 십오 분.

중간에서 지휘하는 이 대장한테서 무전 연락이 온다.

윈드쟈켓 등을 벗어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단다.

밤공기가 차서 추위에 대비하여 입었던 것들이다.

오분 간 휴식이다.

출발 후 십오 분은 굳었던 몸이 풀리고,

숨도 가빠지고, 땀도 나기 시작하는 시각이다.

 

다시 출발이다.

“뒤로 번호!”

“서른 한 명 이상 없습니다.”

 

출발 삼십 분에 서서 오분 휴식.

출발 한 시간 삼십 분에 개울가에 도착하여 오분 휴식이다.

 

“남녀 혼탕입니다.”

“입욕료는 없습니다.”

“많이 이용해주세요!”

어느 대원이 어두운 골자기를 향하여 너스레를 떤다.

 

석불사 입구 갈림길은 혼돈할 염려가 없다.

재미있는 출입금지 표지판이 서 있기 때문이다.

 

未開發區域 游人止步

Undeveloped Area No Entrance.

없다이용지역 통행금지

 

여기 한글 안내문을 누가 썼을까?

한국인? 조선족? 한족?

조선족 아니면 한족일 것 같다.

어법으로 봐서는 한글을 조금 배운 한족이 유력하다.

아닐 미(未)자를 “없다”라고 번역 한 것으로 미루어 그렇다.

우리 어법에는 “흡연 금지”라고 하지만 중국어는 “금지 흡연” 식이기 때문이다.

조선족이 번역하였다면 미개발구역이라고 하였을 것 같다.

요즈음 많은 조선족들이 중국 학교에 들어가서 중국어로 공부를 한다고는 하지만

아무리 중국어를 많이 하여 한국말이 서투르다고 하여도

접두사를 형용사로 번역하지는 않을 것 같다.

혹시 “안개발구역” 이라고 번역 할는지는 모른다.

 

주위에 한국말 하는 사람한테 물어보고 써 붙였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어느 나라나 할 것 없이 관료들이 하시는 일들이란 것이

대략 이런 식이 아닐까 싶어 쓴 웃음이 나온다.

 

여기서 다시 조 편성을 해야 한다.

본격적인 산행이 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산행 속도로 봐서는 좀더 속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

산대장님들이 모여 의견을 모은다.

 

지금처럼 하자.

완전히 구분하자.

구분은 하되 전원 등정이 가능하도록 속도를 조정하자.

 

셋째 의견으로 모았다.

선두 선발 조를 편성하고 그 뒤를 본대가 따라 오는 식으로 운영하기로 한다.

다소 자유로운 대열 운영이다.

 

마지막 헷갈리는 들머리 지점에서 경미한 착오를 범한다.

사람의 키 두어질 정도의 나지막한 폭포가 있고 그 밑에 넓지 않은 소(沼)가 있다.

소의 물이 나가는 곳에 보(洑)로 막아 놓았다.

산정상으로 올라 가자면 이 보를 건너가면 안 된다.

보가 있는 왼쪽으로 난 길이 어두운 데서 보아도 조금 더 뚜렷하다.

왼쪽으로 들어간다.

보가 보인다.

보가 보이면 들머리가 아니다.

얼른 뒤돌아 오른 쪽 길로 방향을 바꾼다.  

頂上으로 올라가는 들머리다.

 

이제는 안심이다.

다행이다.

따라오는 대원들 중에 눈치챈 사람은 없는 것 같다.

리더십이 의심 당하면 그만 리드해야 한다.

 

여기서부터는 의도적으로 엉뚱한 길로 들어가려고 하여도

다른 길이 없기 때문에 들어 갈 수가 없다.

곧 날이 새면 산행도 주간 산행과 같아진다.

 

정상이다. 해발 2,241m.

출발하고 네 시간 소요되었다.

전원이 등정하는 데는 다섯 시간이 걸렸다.

 

아침 식사를 일곱 시 반에 한다.

여덟 시 이십 분에 소해타산으로 출발이다.

하산이다.

 

올라온 길로 되 내려갈 사람과 전 코스를 풀로 뛸 사람을 구분하고자 한다.

여남은 명 정도가 적정 인원 같다.

풀 코스 뛸 사람을 선발하는 것이 쉽지 않다.

선발대가 먼저 출발하고 난 후

체력이 되고 의지가 있으면 선발대를 따르고 그렇지 못하면 되 내려 가면 된다.

아주 간단한 방법이다.

 

삼십 분 간 휴식 없이 오르막 산길을 줄기차게 오르니 소해타산 정상이다.

표지석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또 출발이다.

본격적인 하산 산행이다.

 

하산 길 첫 번째 난관에 봉착한다.

내려가는 길을 어느 쪽으로 택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다.

방향으로 봐서는 우리가 올라온 왼쪽 계곡 건너 편 능선을 타고 하산해야 한다(산 위에서 봤을 때 오른 쪽 능선)

그러려니 몇 가지 문제가 제기된다.

제일 큰 문제가 그리로 내려가는 길이 뚜렷하지 않다는 것이다.

길이 없다고 못 갈 것은 없지만 대장정을 하려면 없는 길 가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그 다음 문제는 위성 사진과 대조해보니 현재의 실상과 차이가 너무 많이 나고 있다. 위성 사진이 작아서 판독이 잘 되지 않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방향이 맞지를 않는다.

몇 사람의 의견을 더 물어본다.

어렴풋하지만 위성 사진 방향으로 하산하는 것이 좋겠단다.

이 때의 문제는 그러면 너무 도는 것 같다는 것이다.

 

결단을 내려야 한다.

맞는 결단이던 틀리는 결단이던 결단을 내려야 그 다음을 진행 할 수 있다.

최악의 경우에는 되돌아 가는 것도 방법이지만 말이 되돌아 가는 것이지 이미 되돌아 갈 수도 없고 되돌아 가고 싶은 마음도 없다.

좋다.

좀 도는 것 같지만 오른쪽 아래로 난 길로 내려가기로 한다.

좀 돈다는 코스가 우리가 올라온 능선을 기준으로 봤을 때

왼쪽에 있는 능선 너머에 있는 큰 능선쯤이 될 것 같다.

동그라미를 그리면 큰 원의 바깥 선 일 것 같다.

왼쪽 능선이라는 것은 일테면 원의 반지름쯤에 해당할 것 같고……

 

잘 못 가봐야 거기가 거기겠지!

 

방향이 결정됐으니 실행만 남았다.

일로 매진이다.

 

앗뿔사!

인원 파악을 하니 모두 따라 오고 있다.

체력이 되고 의지가 있다는 것이겠다. 

그래 전원이 함께 가자!

 

갑자기 무전기가 요란하다.

의사를 찾아라는 것이다.

대원들 중에 의사는 없다.

중국 친구가 갑자기 어지럽다면서 걷지를 못한단다.

얼굴색이 하얗게 변하고 있단다.

 

누군가가 어설프지만 손가락을 따주었다고 한다.

좀 괞찬다고 한다.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가?

되돌아 간다? 안될 말.

그냥 진행시킨다? 그러면 환자는 어떻게?

 

우선 대(大)를 위하자.

그대로 진행이다.

 

하산하여 아스팔트 도로에 내려서니 검표소 바로 아래다.

각오하고 돈 것 치고는 오차가 그리 크지 않은 셈이다.

대 성공이다.

후미 조가 다 내려오고 인원 파악을 하니 서른 한 명 전원이고,

열두 시간 소요되었다.

 

날씨 도움을 못 받은 것이 아니고 톡톡히 받았다.

돌아 올 때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산행 할 동안을 참아준 것 같아 고맙다.

 

                                         끝.

 

 

 

 

 

 

 

 

 

 

 

 

 

 

 

 

 

 

 

 

 

 

 

 

 

 

출처 : 천진山사랑회
글쓴이 : 산신령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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