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부문 정리분(1차)

23. 눈오는 날

泉玟 김동석 2012. 2. 21. 21:57

삶의 재도약 (눈 오는 날)

    

  

가뭄으로 산불이 심하고 갈증이 심하다했는데

온 세상이 눈으로 덮어지고 있다

수원 저쪽 너머엔 밝은 기운이 감도는데

중국천진에서 온 친구가 폭설에 이 밤에 간단다.

어차피 설 쇠고 가는 거 여기 딸도 있고 하니 자고가라 하니

내살던 딸집에도 사정이 있어 하루 머물다 못 머문 단다.

그렇다고 호텔신세를 질수도 없는 거 아니겠소.

인천 누이집이라도 들렸다가  설날 큰 형 집에서

차래 지내고 그리고 바로 천진가려구한다우

알았네. 빨리 좋은 사람 만나서 안정된 생활 하이소

지난 과거 다 잊어버릴 수도 없는 거지만

이제 딸애도 다 커서 학원선생하고

아들은 군에 갔으니 갔다 오면 제자리 잡지 않겠소.

걱정일랑 마시고 천진에서 돈이나 벌어서 옴세.

그래서 집도 사고 새로 만난 사람과 아들딸과 오손도손

사는 희망이나 가져 보세

꼭 그리 될 걸세 천진 친구야

저 눈 보시게나. 희망이 보이고 꿈이 보이지 않나

함박눈만큼이나 희망을 키워보세..........

쓸쓸함이 가득한 친구

내가 더 애처롭고 찡하다

이순에 삶의 재도약을 기약하며

 

몇 년 전 친구의 사정을 보며 쓴글

 

문예사조 2016년3월호 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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