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전의 조양각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144호인 조양각은, 경북 영천시 창구동 1-1에 소재하고 있다. 명원루 혹은 서세루라고 불리는 조양각은 고려 공민왕 17년(1368)에 정몽주 선생이 당시 부사이던 이용, 그리고 향내 유림들과 합심하여 지은 건물로서 영남 7루의 하나다. 원래 조양각을 중심으로 좌우에 청량당과 쌍청당 등, 여러 개의 건물이 있었는데, 임진왜란 때 모두 소실되었다고 한다. 현재 조양각은 정면 5칸, 측면 3칸으로 되어있으며, 이 고장을 거쳐 간 수많은 명현, 풍류객들의 시구가 조각된 80여개의 현판이 걸려있다.
조양각 경내에는 정환직, 정용기 부자의 애국충정을 기리는 산남의진비와 영천지구 전승비, 백신애 문학비와 황성옛터 노래비 등의 기념물이 있다. 남천(南川) 북쪽 언덕 위에 우뚝 솟아 있는 조양각. 진주 촉석루(矗石樓), 안동 영호루(映湖樓), 밀양 영남루(嶺南樓), 울산 태화루(太和樓),양산 쌍벽루(雙碧樓), 김천 연자루와 더불어 영남 7대루의 하나로 일컫는다. 루 안에는 기문 15편(篇)과 시 63편이 목판으로 새겨져 걸려 있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먼저 지은 포은의 시 《청계석벽(淸溪石壁)》 을 비롯하여, 율곡 이이, 노계 박인로, 태재 유방선, 사가정 서거정, 점필재 김종직, 용재 이행, 그리고 루를 축조한 이용 등 명현들의 시가 있어 풍류를 더한다.
지난 해 1월 영천시는 영남 7루 중 하나인 조양각을 총 사업비 4억 원을 투입, 2월부터 완전해체 보수했다. 그 이전 조양각은 문화재 관계전문가들의 구조진단 결과, 하층기둥이 취약하고 마루 귀틀의 처짐 현상, 초석 주변 및 아궁이와 방, 창호의 원형도 훼손된 것으로 나타나 해체 후 문화재위원들의 자문을 받아 원형을 복원키로 결정한 것이다. 그동안 조양각은 지난 1983년 기단 보수, 1984년 지붕·석축·단청보수, 1989년 단청 보수, 1994년 지붕 보수 등 수차례 보수를 거쳤으나, 완전해체 후 보수 및 원형복원을 시도된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조양각은 현재 정면 5칸, 측면 3칸으로 되어있는 이층 누각이다. 일반적으로 영남 7루라고 하지만, 영남 3루를 들 때는 밀양 영남루와 진주 촉석루, 그리고 영천의 조양각을 꼽는다. 그만큼 조양각은 그 멋스러움을 자랑하고 있다. 또 하나, 일반 누각과는 달리 조양각은 아궁이와 방이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인 이층 누각들은 단조로운 루만 만들거나 한편에 별채식으로 방을 들이는 것과는 달리, 조양각은 누각의 한편에 방을 내어 멋스러움을 더했다. 그 뿐만이 아니라, 누각을 받치고 있는 기둥도 석조기둥과 목조기둥을 합하여 특징이 있다.
조양각의 아름다운 야경. 많은 사람들이 아름다움에 취해 찾아온다.
그 아름다움에 반한 포은 정몽주는 명원루라는 시에서 이렇게 작고 있다. 정녕 조양각을 노래하는 아름다운 표현이 아니겠는가. 조양각에 오르면 앞을 유유히 흐르는 금호강의 모습이 더 없이 아름답다. 아마 포은 선생도 그 아름다움에 취한 것은 아니었을까?
更起新樓眼豁開(갱기신루안활개)
南畝黃雲知歲熟(남무황운지세숙)
西山爽氣覺朝來(서산상기각조래)
風流太守二千石(풍류태수이천석)
邂逅故人三百杯(해후고인삼백배)
直欲夜深吹玉笛(직욕야심취옥적)
高攀明月共徘徊(고반명월공배회)
바위벽 맑은 냇물 고을을 돌아 흐르고
새로 지은 누각에서 일어나보니 눈앞이 훤하여라
남쪽 밭에 누런 구름 곡식이 익었고
서산의 시원한 기운 아침이 몰려온다.
풍류 즐기는 태수는 이천석의 돈을 쓰고
오랜만에 만난 친구 술 삼백 잔은 마신다네.
밤 깊어 옥피리 불며
높이 밝은 달 잡아 함께 배회하고 싶어라